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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예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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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예 길을 묻다
현대 서예
2024.3.21 ~ 3.31
해든뮤지움 1~6전시실
권창륜, 김건표, 김영배, 김응학, 선주선, 손창락, 송종관, 신동엽, 여성구, 오명섭, 이영철, 이종선, 전명옥, 전상모, 전정우, 정도준, 정양화, 정웅표, 정태희, 정해천, 채순홍, 최민렬, 최은철, 황방연, 황보근

 


한국 서단에 요구되는 동시대성 서예 미감

-강화도 ‘해든뮤지움’의 서예 전시회 의의


(前略) 오늘날 한국 서단은 과거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 일어났던 혹은 현재도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동시대성과 관련된 예술창작 정신과 서예 미학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中藥) 이런 비판에는 이른바 서예는 ‘마음의 그림[心畵]’이라는 점에서 출발하여 서예의 윤리성과 교육적 효용성을 강조하는 ‘고전적 서예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상태에서 ‘서예와 회화 경계의 모호함’을 문제 삼거나 혹은 ‘문자의 가독성 여부’ 등을 기준으로한 비판이 담겨 있다. 그런데 한중 서예사를 통관(通觀)해 보면 서예를 하나의 예술 장르로 여기면서 창작에 임했던 깨어있고 의식 있는 서예가들은 동시대의 서예 미감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그 같은 예술정신에는 그들 나름의 창의성 표출과 관련된 서예 이론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中藥) 

만약 동시대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서예를 ‘심화’라고 할 때의 심을 이제 주자학의 중화미학에 입각한 심 차원에서 벗어나 창신성과 진정성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동시대성을 추구하고자 한 양명심학 차원의 심, 노장철학에 입각한 심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中藥) 

소식은 “글씨는 반드시 정신·기백·뼈대·살·피가 있어야 한다. 다섯 가지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글씨를 이루지 못한다[書必有神氣骨肉血. 五者闕一, 不成爲書也].”라는 것을 강조한다. 서예 창작 결과물인 글씨는 사람과 똑같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말이다. 형이상학 차원에서 음양의 기운이 담긴 획을 통한 문자 그 자체는 바로 ‘살아있는 사물[活物]’이라 규정한 것은 한국 서예사에서 한 획을 그은 이광사(李匡師)의 말이다. (中藥) 따라서 이제 전시장에서만 전시되고 사장되는 서예, 박물관에 박제된 서예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서예도 이 시대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中藥)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한국서단이 동양 서단을 리드할 수 있는 서예창작 이론 확립 및 창작세계를 펼치는 것이다. 특히 중국 및 일본과 차별화되는 ‘K-Culture’를 확립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최치원(崔致遠)은 유·불·선(儒·佛·仙) 삼교를 융합한 현묘한 도로서의 풍류(風流)를 제시한 바 있다. 현묘한 풍류성이 담긴 서예, 해학성과 신명성이 깃든 파격적인 서예 창작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中藥) 

이제 서예에서의 동시대성 서예 미감 창조와 관련해 오늘날 한국서단에서도 ‘이제 과거 서예라고 규정한 것은 변화된 이 시대에 어울리는 참된 서예가 아니다[老子의 ’道可道, 非常道‘ 사유를 서예창작에 응용한 말.]’ 라는 정신에 입각한 예술창작이 요구된다. 즉 ‘이것이 서예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게 하는 서예’, ‘예술 장르 간의 경계 허물기를 시도한 섞임[雜]의 정신이 담긴 서예’, ‘전통적인 성정을 다스리는 서예가 아니라 성정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광기어린 서예’, ‘현재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는 시대 정신을 그 창작 내용으로 하는 서예’가 되어야 한다. (中藥) 

석도가 말하는 ‘차고이개금(借古以開今)’ 차원의 고와 금에 대한 인식을 비롯하여 서예의 동시대성과 관련한 비판계승론적 담론이 현시점에서 필요하다. (中藥) 

해든뮤지움 서예 전시회에 출품한 작가들은 현재 한국서단을 대표하면서 이후 한국서단을 이끌어 나갈 역량이 뛰어난 작가들이다. 동시대성을 기치로 내세운 해든뮤지움 서예 기획 전시회에 출품한 작가들이 실험적 차원에서 행한 예술창작 정신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해든뮤지움의 서예전시회가 갖는 한국서예사적 의미는 바로 이 같은 시발점을 알리면서 그 초석을 놓은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조민환(전 성균관대 교수, 서예학회 회장 역임)

『월간 서예』 기고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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